[인터뷰 온 더 플레이트] 외식업, 이제는 육각형으로 : 남민정 대표의 F&B 인사이트
트렌드 · 2025-06-26
요즘의 외식업계는 맛과 품질, 마케팅, 공간 설계, 지속가능성, 고객 경험까지 ‘육각형’ 경쟁력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업계와 학계를 가로지르며 F&B의 미래를 제안하는 남민정 인사이트플랫폼 대표를 논현에 위치한 <왕스덕>에서 만났습니다.
인터뷰는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로 가득했는데요. 그가 왜 외식업계 안팎에서 ‘연결하는 사람’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요즘 외식업’이 궁금한 분이라면, 이 인터뷰 안에 분명 실마리가 있을 겁니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인사이트플랫폼이라는 F&B 전문 교육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어요. F&B 필드에는 외식, 식품, 음료, 주류, 푸드테크, 호텔, 로컬푸드 등 다양한 산업이 포함되는데요. 이 업계 창업가 및 종사자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여러 기업과 지자체의 위탁교육과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F&B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희 가족 사업이 외식업이라 자연스럽게 접하며 자랐어요. 사실 대학교 학부 전공은 다른 분야였는데, 적성에 맞지 않아 F&B 관련 학과를 찾아 유학을 갔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F&B 회사에서 직장인으로 근무하다 박사과정까지 밟게 됐죠. 그렇게 업계와 학계 양쪽을 경험하고 나니, 저만이 F&B 업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보였습니다.
Q. 인사이트플랫폼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셨나요?
업계에서 일을 하다가 학계로 넘어가보니, 우리나라 외식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갔고 양질의 보고서나 논문도 많은데, 정작 현장에는 전달되지 않는 게 너무 많더라고요. F&B 산업에는 조리나 서비스 뿐 아니라 공간설계, 경영관리, 마케팅 등도 중요한데, 인사이트플랫폼을 설립한 2018년 당시엔 그런 교육이 거의 없었어요. 심지어 F&B라는 단어조차 생소했죠. 그래서 제가 이론교육과 업계를 잇는 연결고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 실제 외식업 현장에서 연구 데이터가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요?
작년에 인상적이었던 데이터가 있어요.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밥의 민족’이었는데, 최근에는 고기를 더 많이 먹습니다. 중요한 건, 밥을 전보다 적게 먹긴 해도 꼭 먹는다는 점이에요. 고깃집에 가면 고기 먹고 나서 공기밥 한 숟가락은 꼭 뜨잖아요. 이 데이터를 보면, 메뉴 구성할 때 밥량은 줄이되 아예 빼면 안 된다는 결론이 나와요. 이런 게 바로 데이터 기반의 실전 전략인 거죠.
Q. 요즘 외식업계 전반에서 가장 크게 달라졌다고 느끼는 변화는 어떤 게 있을까요?
코로나를 겪으며 한동안 ‘보기에 예쁜’, ‘인스타그래머블한’ 비주얼 중심의 트렌드가 주를 이뤘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가보면 속 빈 강정인 경우가 꽤나 있었던거죠. 이에 소비자들이 실망과 피로를 겪으면서 기본기로의 회귀가 뚜렷해지고 있어요. 맛있는 음식, 좋은 재료, 인간적인 서비스 등 본질적인 요소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거죠.
요즘에는 겉으로 꾸며낸 이미지보다 브랜드의 진솔한 이야기에 더 큰 반응을 보여요. 장기적으로 신뢰받고 사랑받을 수 있으려면 ‘진정성’이 중요해요.
Q. ‘돼지고기’는 국민 식재료이자 외식산업 핵심 카테고리죠. 돼지고기 메뉴를 기획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이제 고기의 신선도와 맛은 기본이고, 절단법, 숙성법, 조리법 등에서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고기를 어떻게 자르느냐에 따라 식감이 달라지고, 숙성 정도에 따라 풍미가 확 올라가요.
몇년 전부터 많이 보이는 ‘우대갈비’도 세상에 없던 부위가 아니라 정육방법과 굽는 방식이 달라 새로워보이는 거죠. 흔히 먹는 구이가 아니라 돼지고기 샤브샤브로도 접목할 수 있고요. 또, 서비스 방식을 달리할 수도 있어요. 예컨대 오마카세처럼 고기 해체 과정부터 다양한 돼지 요리를 코스로 구성하는 식당도 생겨났어요.
하이포크 돼지고기로 만든 <왕스덕>의 동파육과 탕수육을 맛보며,돼지고기에 관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Q. 여전히 돼지고기는 기름지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이를 새롭게 브랜딩 할 방법이 있을까요?
삼겹살을 가장 먼저 떠올리셔서 그럴 거예요. ‘폴드포크’처럼 얼마든지 담백하게 만들 수 있죠. 그런데 저는 오히려 돼지의 기름짐을 잘 활용해 감칠맛을 살리는 쪽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홍콩에는 ‘크리스피 포크’라는 메뉴가 있는데, 네모나게 자른 돼지고기의 겉면을 바삭하게 구워서 정말 맛있거든요. 부위별 특색을 살려 메뉴를 개발한다면 돼지고기의 새로움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고 봐요.
Q. 돼지고기 외식 브랜드는 소비자의 어떤 기대를 충족시켜야 할까요?
요즘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경험’이에요. 그리고 경험을 주려면 ‘차별화된 컨셉’이 꼭 필요해요. 컨셉이라는 단어의 어원에 ‘꿰뚫는다’는 의미가 있거든요. 컨셉이 정해지면 메뉴, 공간, 조명, 심지어 간판의 어투까지 하나로 꿰어질 수 있죠.
예를 들어 ‘산청숯불가든’ 같은 경우, ‘경남 산청’이라는 테마를 공간, 식재료, 메뉴명까지 입체적으로 구현한 식당이에요. 고기가 주렁주렁 걸려있고, 양파 푸대와 쌀푸대가 쌓여있는 모습에서 ‘산청’이라는 지역이 직관적으로 느껴져요. 고추장이 아니라 조상들이 쓰던 명칭인 ‘고초장’을 사용하거나, 다른 곳에선 맛볼 수 없는 함양의 ‘함양파’를 구워주는 것도 차별화가 되죠. 이런 완성도 높은 컨셉이 소비자들에게는 확실한 ‘경험’으로 남아요.
결국, 이제는 기본기를 충족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컨셉까지 갖췄을 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남민정 대표의 돼지고기 외식업 운영 Tip
1️⃣ 맛의 차별화
기존에 사용하던 부위라도 절단법, 숙성법, 조리법 등을 달리해 보세요.
2️⃣ 컨셉의 명확화
사진만 봤을 때 다른 식당과 구분되지 않는다면 컨셉이 명확하지 않다는 거예요.
3️⃣ 탄탄한 기본기
보여지는 것 이전에 고기의 품질, 서비스의 기본을 갖추는 건 필수예요.
Q. 돼지고기 외식업에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고민은 무엇일까요?
앞으로도 고기를 즐기는 사람은 많겠지만, 비건 시장은 확실히 커지고 있어요. 메뉴가 10개라면, 1개쯤은 대체육을 고려하는 식의 준비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속가능성’을 대단히 어렵게 생각하기보다 ‘하나의 선택지’로 제시하면 현실적으로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마지막으로, 돼지고기 외식업에 도전하려는 창업자나 실무자에게 꼭 전하고 싶은 현실적인 조언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앞서 반복해서 말했듯 맛의 일관성, 품질관리 같은 기본기를 갖춘 뒤, 내 브랜드만의 차별점 한 스푼을 찾아야 해요. 그리고 요즘엔 오히려 ‘서비스’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모든 게 기계화되고 있는 시대니까, 오히려 사람 손길이 느껴지는 ‘휴먼터치’가 외식업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거예요.
남민정 대표의 조언처럼 손님이 다시 찾고 싶은 가게를 만들려면, 고기의 맛은 기본이고 그 이상의 디테일이 필요합니다. 국내산 돼지고기의 퀄리티는 물론, 가게 운영 방향까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면 어떨까요? 고기의 가치를 제대로 전하고 싶은 사장님이라면, 하이포크와 그 첫걸음을 함께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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